엄마는 대구에서 부산으로 선본지 일주일만에 시집을 오셨다.
엄마집은 생일을 아주 크게 잔치처럼 챙기는 편인데 시집오니 아무도 생일을 몇년동안이나 챙겨주지 않았다고 한다.
우찌 그럴수가 있단 말인가
그래서 인지 어릴적 우리는 가족 생일은 달력이 거실에 걸리는 날
크게 동그라미를 해두고
며칠전에는 각자 받고 싶은걸 애기 하기도 하고 무엇을 먹을지 논의도 한다.
어릴땐 몰랐는데 저 애기를 내가 마흔살이 다 되고 나서야 듣게 되었다.
그 몇년이 얼마나 속상했을까
엄마는 며느리에게 첫 번째 생일은 챙겨 주고 싶다고 하셨고
평소 나는 인스타에 맛집일꺼 같은 피드가 뜨면 팔로우를 하고 추가를 해두는 편인데
수월경화가 생각 났다.
찾아 보니 3층 4층으로 운영되고 있고
애프터눈티는 하루 몇팀만 예약제로 운영이 된다고 하셨다.
아무리 맛있어도 나는 붐비는 곳은 기다리면서 까지 먹는편은 아니라
이곳이 딱 맘에 들었다.
어느 순간 눈에 보이는 건 사용하다 보면 낡아지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하기에
선물을 사기 보다는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동생내외에게는 비밀로 하고 날짜만 픽스해서 장소는 가기 전날 공개 하겠다며 ㅎㅎ
비밀리에 엄마와 나만 사이트를 찾아 보며 장소를 정하고
엄마 동생내외 사돈어르신(어머니) 만 4명으로 예약을 해드렸다.
올케는 같이 못가서 너무 아쉬워 했지만 이쁜 사진 보내 달라고 했더니 한캇트 한캇트 이쁘게 보내주었다.
여긴 입구 인듯 하다.
사진을 보고 있으니 나도 마지 그 공간에 있었던거 같은 착각이 든다.
멋스러운 글씨체와 간결하지만 눌러 쓴 듯한 문구다.
많은 리뷰에서도 보이듯 해변열차가 이 건물 옆으로 지나고 있었나 보다.
요렇게만 보면 우리나라 맞나아?? 싶을만큼 바다도 기차도 이쁘다.
이쁜 항아리에 단아한 도자기들도 많은 듯 하다.
보자기가 색감도 모양새도 고즈넉하니 멋스럽다.
요 티슈 / 물티슈는.. 요청시에만 건내주어도 좋을듯 한데 말이다.
요렇게 사진으로 찍어 보면 옥의 티 같다 ㅎㅎ
작은 잔 작은 용기를 좋아하는데
이쁜 도자기들이다.
그림같은 바다 색과 말이다.
식전주? 막걸리와 석류에이드라고 하셨던거 같은데 잔이 참으로 귀엽다.
남동생에게 카메라를 맡기면
" 됐다 됐다~~ 라고 자신있게 애기 하지만
집에 와서 보면 누군가는 얼굴이 안나오고나 눈을 감고 있거나
조금 똥손인걸 알고 있기에
엄마에게 미리 당부의 말을 가기 전에 다른 사람들이 찍어온 리뷰를 보여 드리며
" 이거는 액자제??
" 아니 ~ 엄마 요게 바다에요~
" 진짜로?? 우째 이래 나온데?
" 가면 요렇게 바다가 나오게 한캇트 담아 오세요옹~
부탁 드렸더니 올케가 이쁘게 찍어온듯 하다.
요렇게 바다 보며 먹으면 무엇인들 안맛있을까? ㅎㅎ
아.. 이 증편만 보면 실패한 증편이 생각나는데 말이다. ㅎㅎ
요 증편은 참으로 맛있다. 기포도 적은데 퐁송포송하고 말이다.
오메기떡이랑 감태? 이북.. 무슨 떡이라고 하셨는뎅 개성주악까지
떡집에서도 쉽게 볼수 없는 떡들이다.
엄마는 디저트가 모두 맛있었다고 하셨다.
요즘 디저트는 너무 단맛이 많이 나기도 하는데 엄마 간에 많이 달지 않았다고 하는걸 보니 간이 잘 맞는 곳인듯 하다.
차 먹는 방법도 상세히 알려주셨고
5번까지 우려 먹어도 된다고 했는데 모두 3번까지 먹고 더 못먹겠다며 ㅎㅎ
마지막은 아이스 홍시로
요런 앙증맞은 그릇은 어디서 사는건지~
수월경화는 그릇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 듯하다.
요 나무틀도 너무 귀엽다
많은 리뷰를 봤을때 이렇게 룸이 있는 줄 알았는데
룸이 아니고 뚤린 공간에 다들 요렇게 한캇트씩 담아 오는 듯했다.
조금 아쉬운 점은 프라이빗하게 예약제 인 점도 좋은데 개별 룸으로 구성이 된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공간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닌거 같아 그 점은 조금 아쉬운 듯 하다.
아참 또 하나의 단점은 엘리베이터가 없다.
그래서 다리가 불편하신 분을 모시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계단 까지도 인테리어를 하신 듯 이쁘긴 하지만 요 점은 좀 아쉽다.
계단에 아무리 바가 있다고 해도 어르신들이 3층까지 올라가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엄마는 당뇨가 조금 있으셔서 그냥 드셨다고 했는데
증편을 요 소스랑 같이 곁드려 먹는거라고 설명을 해주셨다고 한다.
요 증편은 근래 먹은것중에 가장 맛있었던거 같다.
면보자기와 대나무통? 도 넘 이쁘다.
꼬깔모자 사진도 요렇게 부탁 했는데
다같이 수평선에 맞춰서 쪼로미 한캇트를 보내 왔다 ㅎㅎ
후기 쓸때 얼굴이 있으면 이미지 수정을 해야 해서 일부러 모자만 테이블에 놓고
바다방향으로 한캇트를 부탁한거였는데 참말로~~
다들 키가 다른데 어케 키도 맞춘다고 힘들었을꺼 같은데
어찌 또 옷은 다 검정색으로 입어가지구 마법사 마냥 ㅎㅎ
넘 웃겨서 혼자 사진을 보자 마자 큭큭 되며 웃었다.
이럴줄 알았담스~
요 사진도 왜 바다를 빼고 기찻길을 찍었는지 ㅎㅎ
그래도 꼬깔모자 때문에 굉장히 잼있었다고 하니~
요즘 제로웨이스트 하시는 분들이 생일초나 케익 대신
축하문구만 들고 사진을 찍는걸 보고
음.. 생일초 굳이 불필요가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붙이고 3초안에 꺼지고 바로 버려지는 초가 아닌가.
그래서 해마다 쓸려고 축하 문구만 박고 돌려가며 쓰기로 했다. ㅎㅎ